
쓰레기가 보여서 줍고,
바다가 깨끗해져서 또 갑니다
모든 사람이 그만하라고 말려도 6년째 바다에 나가게 되기까지

EDITOR. Jean
함께한 시간이 남기는 의미를 믿으며, 우리의 오늘을 기록하고 있어요!
여러분은 주말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매주 주말마다 루틴으로 가져가고 있는 행동이 있나요?
저는 정재용 대표님과 이야기 나누며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주말마다 대구에서 제주까지 날아가서 바다에 뛰어드신다는 거예요. 그것도 6년 넘게요! 오전에는 수중정화, 오후에는 해변정화를 반복적으로 해오셨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용감히 공권력에 투쟁도 해보셨고, 선주 측과 관계가 소원해지는 고초도 겪으셨습니다. 그럼에도 지금도 바다에서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쓰레기가 보이면 자연스럽게 줍고, 깨끗해지면 또 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이었어요. 어떻게 계속 이어오실 수 있었던 건지, 바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표님과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정재용 대표님은 어떤 분인가요?
오션케어 대표로, 2019년 단체를 등록한 이후 지금까지 매주 토·일 바다에 나가 수중 정화와 해변 정화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스쿠버 다이빙을 취미로 시작했다가 바다 밑 쓰레기가 눈에 밟혀 조금씩 꺼내기 시작했고, 6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반려해변 얼라이언스 운영위원회 의장을 맡아, 활동가가 더 수월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냥 보여서 줍기 시작했어요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여쭤봤어요. 뭔가 마음을 움직이는 큰 계기가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큰 계기가 있는 게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스쿠버 다이빙을 취미로 즐기면서 수중에 보이는 쓰레기가 계속 눈에 밟히셨대요. 그래서 혼자 스킨 스쿠버를 하면서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조금씩 줍기 시작하신 거죠.

수중에 들어가면 항상 쓰레기가 있거든요. 폐어구, 이런 쓰레기들이 계속 버려져 있으니까. 그 지저분한 것들을 꺼내는 게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금씩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혼자 활동하시다 보니 벽을 마주하셨대요. 개인이 수중 정화에 나서는 일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환경이었고, 여러 기관과의 관계 속에서 활동의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순간들이 많으셨대요.
그래서 2019년에 단체 등록을 하셨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단체 등록 이후에도 행정적 절차와 현장의 현실 사이에서 조율해야 할 일들이 많았고, 활동의 터전을 다져가기까지 적잖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셨대요.
이 이야기를 듣고 탄식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쓰레기 치우러 갔다가 그런 고초를 겪으신 거잖아요.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도 했어요. 이런 힘든 일이 있었는데도 활동을 계속 이어오고 있으신 거니까요.
한계 없는 수중정화
1톤 짜리 쓰레기도 다 올립니다
저는 수영을 못해요. 그래서 수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건지 상상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전문가인 대표님께 여쭤봤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배와 인양백, 함께하는 사람들이더라고요. 대표님께서는 보통 배 한 대를 빌려서 10명이 움직이고, 수심 20m 내외에서 작업을 하신대요. 근데 궁금하지 않나요? 쓰레기를 배 위로 어떻게 옮기는지요. 저는 해녀분들처럼 손에 쥐고 하나씩 옮기는 건 줄 알았어요. 그래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겠다고 생각했죠. 이 말씀을 드리니 대표님께서 웃으셨어요. 쓰레기를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예요.
풍선 같은 인양백을 사용한다고 해요. 수중에서 쓰레기를 발견하면 인양백에 잘 연결하고, 인양백에 공기를 넣어 수면 위로 띄우는 거죠. 저는 이 인양백의 위력을 대표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수중에는 냉장고, 폐그물, 폐어구 이런 것들 다 있습니다. 특히 폐그물 같은 건 아직도 무한정으로 많습니다. 어구들이 1~2km씩 되거든요. 그런 것들이 나중에 밑에 가면 막 뭉쳐져 있죠. 무게도 어마어마하게 많이 무겁습니다.

그래도 다이버들은 다 꺼낼 수 있어요. 냉장고보다 더 큰 것도 끄집어내고 1톤, 2톤짜리도 끄집어 냅니다. 풍선 같은 인양백으로 꺼낼 수 있어요. 끈으로 쓰레기를 잘 묶어서 무게에 맞는 인양백을 사용해서 올리는 거죠.
수중에 냉장고가 있다는 것도 상상하지 못했는데, 왜 냉장고가 수중에 있는 걸까요? 일부 어민들이 배에서 아이스박스 용도로 쓰다가 수명이 다하면 그냥 발로 차서 빠뜨린다고 해요. 육상으로 올리는 노동력이 드니까요. 그 얘기 듣고 꽤 오래 할 말을 잃었어요.
근데 대표님은 그 이야기를 하시면서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으셨어요. 저한테는 충격적인 이야기인데, 대표님께는 이미 오래전에 마주한 현실이었던 거죠. 그 온도 차가 오히려 더 마음에 걸렸어요. 그만큼 오랫동안, 그만큼 깊이 바다를 들여다봐 오셨다는 뜻이니까요.
냉장고 말고도 1톤짜리, 2톤짜리 쓰레기도 다 끄집어낸다고, 다이버들은 다 꺼낼 수 있다면서 덤덤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사실 이런 덤덤함이 오히려 더 멋졌습니다. 대표님의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거든요.
지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 힘
깨끗해진 바다가 주는 성취감
여러 역경에도 지속적으로 활동하실 수 있었던 이유를 여쭤봤어요.
돌아온 답은 의외로 담백했습니다. 눈에 보여서 줍기 시작했고, 줍다 보니 바다가 깨끗해졌고, 그 깨끗해진 모습이 좋아 멈출 수 없었다는 것. 활동을 이어오면서 변화의 모습을 직접 지켜보며 성취감을 많이 느꼈다고 하셨습니다.
활동 초기에는 선주분들의 이해와 협조를 얻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고, 출항 조건을 맞추는 것조차 쉽지 않은 때도 있으셨대요. 그럼에도 묵묵히 활동을 이어오니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배를 태워주시는 선주분들이 늘어난 거죠.
그리고 바다도 달라졌어요. 2019년부터 주로 범섬에서 활동을 하셨는데, 4~5년간 수중 정화를 이어오니, 들어가면 100% 보였던 쓰레기들이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됐대요. 그리고 그 변화는 국가에서도 인정해줬습니다.

범섬이 원래는 국가에서 용역사업으로 정화활동을 항상 했거든요. 근데 2024년 즈음 해양환경공단이 범섬 수중을 탐색해보더니, 이제 여기는 용역 사업이 안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더이상 용역 작업을 안 해도 될 정도로 깨끗해져서요. 그 돈을 우리한테 준 것도 아닌데, 그냥 그 사실 자체가 뿌듯했죠.
매년 1억, 2억씩 나가던 용역 사업이 범섬에는 더이상 필요 없어진 거예요. 보상도, 지원도 없이 순수하게 이어온 활동이 만들어낸 변화였죠. 실제로 바다가 달라졌다는 사실 하나가 그 어떤 보상보다 뿌듯하셨던 거예요.
뿌듯한 목소리에 이어 결연한 목소리로 “치울 수 있는 게 우리들밖에 없거든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용역 사업이 있지만 지원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아무렇지 않게 말씀하셨지만, 이야기를 듣는 내내 사명감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 때 알았죠. 대표님께서 활동을 이어오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성취감도 있었지만, 사명감이 함께 있었다는 것을요.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바다에는 경계가 없는데, 우리의 활동에는 왜 선이 있을까요
정말 놀라운 건 정재용 대표님께서는 제주에서 활동하시지만, 대구에 거주하고 계시다는 사실이었어요. 매주 금요일 저녁에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가서 주말마다 활동하시고 다시 대구로 돌아오시는 거죠.
그렇게 내 집 치우듯 바다를 치워오신 대표님이지만, 반려해변 활동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순간도 있으셨대요. 해마다 달라지는 운영 방향과 행정적 요건들 사이에서, 활동의 본질을 지켜가는 것이 쉽지 않은 순간들도 있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반려해변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정해져 있는 해변 구역 내에서 이동하지 말라는 기준이 있었어요. 지정된 구역 너머에도 돌봄이 필요한 곳이 분명히 있었지만, 정해진 경계 안에서 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현실이 때로는 아쉽게 느껴졌어요.
에디터의 뒷이야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바다는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어요. 정재용 대표님께서 글로벌 반려해변 얼라이언스와 함께 만들고 싶으신 건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라는 걸요. 활동가가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명확한 방향성, 그리고 개인의 실천이 존중받는 구조였어요.
그래서 저희가 준비하는 모두의 반려해변이 그 버팀목이 되었으면 해요. 대표님 같은 분들의 활동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그 성취감이 더 자주 더 선명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요. 멀리서 응원만 전하는 관찰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발 맞추는 파트너가 되는 것. 그것이 저희가 이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이유입니다.

EDITOR. Jean
함께한 시간이 남기는 의미를 믿으며, 우리의 오늘을 기록하고 있어요!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만드는 물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