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에서
건너온 발자국
국내 바다에서 출발해 해외 바다까지 이어지는 8월 3주차 이야기
에디터 Pearl : N년간 많은 해변을 돌봐오면서, 해변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을 공유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모두의 반려해변 가족 여러분! 에디터 Pearl 입니다.
연일 이어지던 찜통 같은 더위가 한풀 꺾인 듯 비교적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8월 3주차입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에서는 물때에 맞춰 일정을 진행한 싹쓸이 팀의 현장 소식부터, 베트남 청년들과 함께 해양 문제를 들여다보는 2026 SEA:CURITY의 첫 모임, 그리고 멀리 사이판에서 도착한 해외 1호 글로벌 반려해변 소식까지 준비했습니다.
국내 바다에서 출발해 해외 바다까지 이어지는 8월 3주차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해 볼까요? 🌊
📢 8월 3주차, 미리보는 모두의 반려해변 소식
- 🔎 8월 돋보기 : 바다에도 시간표가 있다?
- 📓 크루 다이어리 : 바다를 잇는 청년들의 시선, 26 SEA:CURITY!
- 📚 바다 이야기 : 사이판에서 건너온 발자국
🔎 8월 돋보기 : 바다에도 시간표가 있다?
밀물과 썰물, 다들 들어보셨죠? 바다는 달과 태양의 끌어당기는 힘(인력)으로 인해 하루에 두 번씩 물이 차오르고 빠집니다. 이렇게 바다에는 알게 모르게 작동하는 시간표가 있습니다.
이 시간표는 보통 갯벌 체험이나 낚시를 갈 때 확인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바다타임을 통해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바다 시간표가 해변 정화 활동을 할 때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바다의 만조와 간조에 따라 활동할 수 있는 해변의 범위가 완전히 달라지고, 여러분의 안전과도 직접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물이 빠져나가는 간조 시각에는 그동안 바닷물에 잠겨있던 해양 쓰레기들이 모래사장과 넓은 갯벌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이때 쓰레기를 치워두어야만 밀물이 다시 차올랐을 때 쓰레기가 파도에 쓸려 바다로 다시 유입되는 경우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바다의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쓰레기 재유입도 막고,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정화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비결인거죠.
8/4 충남 몽산포 해수욕장에 출동한 '싹쓸이' 팀!
지난 8월 4일, 충남 태안 몽산포 해수욕장에서 정화 활동을 펼친 싹쓸이 팀은 이 바다 시간표를 잘 활용한 활동이었습니다. 몽산포 해변은 서해에 위치해있다보니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물때 계산이 필수적인 곳입니다.
이날 활동은 철저하게 물때에 맞춰 진행되었어요.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간조(13시 40분) 시점에 맞춰 오후 1시부터 작업을 시작해, 바닷물이 다시 차오르는 만조(19시 06분) 전에 맞춰 오후 5시 30분에 안전하게 마무리를 지었답니다.
몽산포 해수욕장을 꼼꼼히 돌봐낸 결과, 싹쓸이 팀은 고무류 44kg과 목재류 18kg, 그리고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어업 그물 및 밧줄 14kg을 수거해 냈습니다. 바닷속에 잠겨 있던 해양쓰레기들이 싹쓸이 팀의 손길을 거쳐 말끔히 정돈되었습니다.
싹쓸이 팀원 A: 뜨거운 여름 햇빛 아래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쓰레기를 줍고 난 뒤의 길이 깨끗해진 것을 보고 뿌듯하였습니다.
싹쓸이 팀원 B: 날씨 매우 더웠지만 해변 곳곳의 쓰레기를 주우며 깨끗한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습니다. 작은 실천이지만 앞으로도 환경 보호를 위해 꾸준히 참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물때표까지 함께 생각하는 해변정화를 만들어봐요!
해변 정화 활동을 준비 중이시라면, 출발 전 방문할 해변의 물때표를 꼭 확인해 보세요. 간조 시간에 맞춰 나선다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해변의 쓰레기가 바다로 다시 돌아가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바다가 길을 열어주는 그 시간에 맞춰 해변을 함께 돌보는 건 어떨까요?
📓 크루 다이어리 : 바다를 잇는 청년들의 시선, 26 SEA:CURITY!
2023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씨:큐리티(SEA:CURITY)는 한국 청년들이 전국 해변을 찾아다니며 모두의 반려해변을 함께 이어가는 활동이었습니다. 매번 해변에 나가 쓰레기를 줍고 현장 데이터를 남기다 보니 운영진으로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겼는데요. 바로 바다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해변을 기록하는 우리들의 시선도 더 넓게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한국 - 베트남 청년들과 손을 잡고 동아시아 바다를 함께 들여다보는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지난 8월 6일, 한국과 베트남 청년 12명이 화면을 통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국 - 베트남 청년(유학생)들과 함께 양국의 해양환경 문제를 각자의 시선에서 비교해보는 도전인데요. 두 나라는 해안 환경과 생활문화가 다른 만큼, 발견하는 쓰레기 종류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를 수 밖에 없어요. 저희는 그 차이야말로 해양 오염을 풀어갈 가장 흥미로운 열쇠라고 보았습니다.
첫 오리엔테이션에 모인 씨:큐리티는 각자의 포부를 담은 팀 이름을 직접 지었습니다. 작은 실천이 변화의 물결로 퍼지길 바라는 '블루웨이브', 서로 협력하며 바다를 지키자는 'SOS Sisters', 그리고 Sea와 Synergy를 합쳐 더 큰 동력을 만들어갈 'sea:nergy'까지, 저마다의 색깔을 담은 세 팀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습니다.
이제 12명의 씨:큐리티는 4개월 동안 단계별 미션을 차근차근 진행하게 돼요. 8월과 9월에는 데이터와 연구 자료로 두 나라의 해양 문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공부하는 'STUDY' 단계를 거치고요. 10월 'ACTION' 단계에서는 공부했던 질문을 들고 직접 국내 해변으로 나가 쓰레기 위치와 종류를 데이터로 기록합니다. 마지막 11월 'IMPACT' 단계에서는 수거한 데이터와 활동 경험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할 예정이에요.
작은 노력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국경을 넘어 하나의 바다를 향해 첫 걸음을 뗀 씨:큐리티(SEA:CURITY)의 4개월을 함께 지켜봐 주세요!
→ Act For Oceans, Connect For Change!📚 바다 이야기 : 사이판에서 건너온 발자국
이번 바다 이야기는 바다 건너 3,000km 떨어진 사이판에서 온 권은주님의 소식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권은주 님을 처음 만난 곳은 바다가 아니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이었어요. 이타서울의 도심 플로깅 프로그램 '줍픽' 현장이었는데요. 골목 구석구석을 둘러보시고 계셔서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넸죠. 권은주님은 사이판에서 아드님과 함께 살고 계신데, 방학을 맞이해 잠시 한국에 들어오셨던 거였어요. 그런데 저와 대화를 나눈 그 날이 바로 사이판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는 날이었더라고요!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쓰레기를 주우러 오신 사연이 신기해서 이야기를 더 나눠보았어요.
사이판에 살고 계신 권은주 님은 아이들이 바다에서 놀다가 다칠까 봐 처음 쓰레기를 줍기 시작하셨고, 아이들 교육에도 좋아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었다고 해요. 한국에서 플로깅을 해보시더니 "사이판에 비해서 한국은 유독 담배꽁초가 많네요" 라는 재미있는 소감을 나눠주기도 하셨답니다.
그렇게 한국 일정을 마치고 사이판으로 돌아가신 뒤, 권은주님이 남기신 활동 기록을 살펴보았는데요. 5월 26일부터 7월 29일까지 두 달 동안 집 앞 슈가독 해변을 스물여섯 번 걸으시면서 쓰레기 1,162개를 주우셨더라고요. 거리로 치면 24.69km, 4만 걸음이 넘는 기록이었죠. 서울과 고양, 양양에서 주우신 기록까지 합치면 마흔세 번 동안 1,720개나 돼요.
기록을 들여다보니 권은주님의 저녁 일상이 눈에 보였습니다. 매일 하루 일과가 끝나는 오후 5시 무렵이면 어김없이 집 앞 백사장으로 나가셨어요. 걸으신 길을 10m 칸으로 나눠서 세어봤더니, 자주 다닌 길목은 열아홉 번이나 겹쳐서 지나가신걸 볼 수 있었어요. 한 사람이 같은 자리를 매일 찾아와 돌보는 반려해변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데이터였죠!
수거한 종류도 우리나라 해변이랑은 많이 달랐습니다. 무게를 잰 7월 13일 기록을 보니, 담배꽁초 대신 캔이 개수로도 60%, 무게로도 59%를 차지했어요. 바닷가에 앉아 마시고 간 캔 쓰레기가 대부분이었던 거죠. 그날 저녁엔 아드님이 새 계정으로 20개를 먼저 기록하고, 딱 33초 뒤에 권은주 님이 100개를 올리신 기록도 있었어요. 나란히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계셨을 두 분의 모습이 떠올랐답니다.
이 기록 덕분에 지난 7월 29일, 슈가독 해변은 해외에서 시민이 직접 찾아 등록한 '제1호 글로벌 반려해변'이 되었어요.
우리가 매일 앱에 기록을 남기면서 '이게 정말 변화를 만들까?' 싶을 때가 있잖아요. 권은주 님의 기록이 사이판의 해변 하나를 새로 등록하고 글로벌 반려해변이라는 길을 연 것처럼, 한 사람의 꾸준한 기록은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우리의 기록은 단순히 쓰레기를 치웠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음 사람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되는 것이죠.
여러분이 서 있는 해변, 동네에서는 어떤 발자국이 남고 있나요?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해변은 저마다 다르지만, 결국 모든 바다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국내 해변에서 시작된 작은 기록과 관심이 국경을 넘어 동아시아 청년들의 연대로, 그리고 태평양 너머 해외 해변으로 퍼져나가며 '글로벌 반려해변'이라는 큰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작은 노력 하나가 국경을 넘어 더 넓은 바다를 지키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소식들이었어요!
모두의 반려해변 가족 여러분도 계신 그 자리에서 바다를 향한 움직임을 함께 이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
모두 건강하고 뜻깊은 한 주 보내시길 바라며, 저는 다음 주에도 더 넓고 유익한 바다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다와 여러분을 잇는, 에디터 Pearl 드림.